이쁘죠?(엡5:1~14)


오랜만에 아내와 오붓이 저녁이나 함께 먹으려고

밖으로 아내를 불러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정하라고 했더니

맛있고 싸고 양 많이 주는 집이 있다고

거기 가자고 합니다.


정말 푸짐한 고등어 김치조림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목사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강 집사님 동생 남편이 사고로 돌아가셨데요

8시30분까지 장례식장으로 오세요“


천사인지 마귀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만남을 시기하는

불온 세력이 내 주위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오랜만에 주어진

데이트를 포기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나를 잘못 봐도 한 참 잘못 본 것입니다.


남은 한 시간 동안 아내와 쇼핑을 했습니다.

가을부터 발이 시려하는 아내를 위해

가장 세련되게 디자인된 털 신발을 한 켤레 사고


자신의 것만 사기는 미안했는지

내 겨울 조끼를 고르다가

마음에 드는 것과 지갑형편의 차이를

실감한 채 아쉽게 쇼핑을 마쳤습니다. 


장례식장에 가니 벌써 목사님이 와 계셨고

함께 조문을 하고 미망인을 위로 했습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데려다 놓고

우리 부부의 기분을 침울케 해서

남은 저녁시간을 하릴없이 보내게 하려고

계획했다면 그것도 실패한 것입니다.


아직 아이가 집에 오려면

여러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어제는

엄청난 방해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안 자?” 라는 말을 들을 때 까지

아내와 함께 있었으니 말입니다.


주를 향한 내 마음이 간절히 표현되는

나의 이 직장 선교사역엔 아내가 꼭 필요합니다.


집에 돌아와 아까 산 털 신발을 신어보며

이쁘지? 하면서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며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지(10)

어렴풋이 짐작이 됩니다.


어떤 방해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잘 때까지 함께 있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정말 잘 잤습니다.

(2010.11.11.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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