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위한 주례사(엡3:1~13)


포도나무가 있었습니다.

여우들은 저마다 꼭대기에 있는

맛있는 포도를 따 먹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심지어 다른 여우들을 밟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힘센 한 여우가 꼭대기에 있는

포도를 따먹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맛있어 보이던 그 포도는

아주 맛없는 신 포도였습니다.


맨 위의 포도를 따먹은 여우는

밑에 있던 여우들이 지르는 환성 소리에

포도 맛이 시다고 말하지 못했고

반대로 아주 달다고 말했습니다.

여지 것 자신이 행한 모든 노력과 수고가

아까웠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살았습니다.

정상의 포도는 맛이 없으니

맛을 알고 올라오라고 말해주는

선배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정상에 있는 맛있어 보이는

신 포도를 먹기 위해 서로를 밟고

발버둥을 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늘 제대로 말해주는

선배가 되려고 합니다.


결혼은 둘이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30여 년 동안이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던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살게 되었는데

성격차이가 안 날 리 없습니다.


이혼사유의 대부분이 성격차이라는 것은

그것은 서로를 모르는 채 결혼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너무나 기대감을 가진 채

마치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결혼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혼은 시작입니다.

무엇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준비를 하고 계획을 해야 합니다.


결혼생활 전부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착각입니다.

결혼생활의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이며

그 일상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루해하지 않으며 견디는 것이 결혼입니다.


어떤 일을 오래하기 위해서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재미가 1~2년은 가겠지만

10년을 갈 수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보다 더 큰 능력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혼 중에 성격차이는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준비하고 계획 하십시오


해 보니 별로더라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계획하지 않았고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혼은 언제든지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착각한 채 결혼생활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인생에 기쁨만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고통도 있고 눈물과 웃음도 있으며

헤어짐의 슬픔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다 있어야 인생입니다.


결혼은 인생의 시작입니다.

혼자서는 인생의 쓴 맛을 감당하기 힘이 들테니

둘이서 감당하라고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결혼은 서로를 사랑해야 할 일보다

서로를 이해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난 상대를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 결혼 하지 마십시오. 나중에 서로 원수 된 채

헤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중략)



오늘 수영장에서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는

예비부부가 결혼 날짜를 잡았는데

신부 쪽에서 내가 주례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내가 주례 할 나이나 경력도 안 되고

더욱이 두 사람 다 불신집안이라

주례가 성사되지 않으리라 생각되기에

상상의 주례사를 미리 써 봤습니다.


만약 내가 주례를 맞는 다면

기도안하는 사람은 이 결혼을 축복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해서 기도를 모두 다 하게 할 것이며


주례할 때 대충 듣는 것은 또한 신랑신부를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말하고

일어나라고는 못하지만 문을 닫고 주례를

경청하게 할 것입니다.


불신자 집안이라고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불신자가 주례를 맡겼다는 것에 의미를 둘 것이며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결혼의 참 의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불신자들의 결혼에

직장선교사임을 자청하는 나에게

성사되진 않았지만 주례로 초대를 받았던

오늘 아침의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이방인에게 하는 주례로도

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2010.11.12.08:50)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