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다윗의 시편을 읽으며

아니~ 다윗은 자기 대적을 이렇게 심하게 저주하다니...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해서 하나님께서 무조건 내 편을 들어주시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말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아들녀석이 친구를 주먹으로 쳤습니다

점심 시간에 축구를 하다 다른 반 아이가 찬 공에 배를 맞았고

그 아이가 딴청을 피우고 사과를 하지 않아 주먹을 날린 모양입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의 일과는 단순합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축구하고 집에 와서 밥 먹고 학원가고

다녀오면 컴.게 두 판하고 잡니다

 

이 녀석은 한달쯤 전에 나에게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엄마 난 건강해서 축구를 잘하는 것이 감사해요

 그리고 좋은 머리를 주셔서 공부를 잘 하는 것도 감사해요

 또 좋은 가정 좋은 부모밑에서 자라는 것도 감사해요"

그 날 저녁은 내 마음도 천국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친구에게 주먹을 날려부렀네요

아들의 주먹에 맞은 아이는 점심시간에 집으로 가 엄마와 함께 학교를 찾아와서

잔뜩 분노를 표출했던 모양입니다. 학교는 몹시 긴장했을 테지요.

내 아들은 나에게 전화 한통하지 않고 학생부선생님한테로 교감선생님한테로

불려다니며 혼쭐이 났고 벌점에 벌칙 청소를 일주일 하게되었습니다

 

그 날 저녁 난 아이와 그 집에 찾아가 무조건 사과를 했습니다

그 아이는 사과를 하지않았지만 자기가 맞아서 얼굴에 피멍이 들었으니...

우리는 사과를 받지 못했지만 그 아이를 때렸으니 ...

깨끗하게 우리는 사과를 했고 병원비를 어렵게 드리고 왔습니다

 

내 아들은 주말이 지난 월요일에 다시 그 아이를 찾아가 괜찮냐고 물었답니다

"엄마, 괜찮다고 말하는데 얼굴에 멍이 더 심해졌어요..."하고 말했습니다.

"너는 뭘 깨달았니?"하고 물었더니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어요"

자신에게서 그런 힘이 나갈 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힘을 가진 자는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 인지 알아야 하고 그 힘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심통나서 휘두르는 팔방망이가 아니라 이제 성인 남자가 휘두르는

무기의 효과라는 것을 아들은 확인한 셈입니다.

양측 모친이나 학교선생님 모두 아이들이 이 일을 계기로 깨달은 부분이 있어 이후에는

더 성숙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을 당부하고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문제가 안 생기는 것은 아니고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지요

그러나 문제가 생겼을 때 내 마음을 쏟아놓고 맡길 분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악 감정을 하나님께 쏟아놓았고 그 대적자에게 행하지 않았습니다

내 아들 상운이도 키가 자라고 지혜가 자라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성숙한 사람이 되길 기도합니다.

 

문제가 생겼지만 문제가 잘 해결되었으니 감사드립니다

고약한 이웃을 만났다면 이 문제의 해결이 녹녹치 않을 수 있었음을 알기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 마음을 맡겼기에 맞은 아이의 선실수에도 불구하고,

불려다니며 혼나고 벌청소를 하는 아들에 대한 속상함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었음에도 감사드립니다.

 

실수하였지만 깨닫고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아들을 보며 감사드립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도

맞은 아이와 그 부모의 상한 마음을 위해서도 저는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