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격세지감..박노해 시인.

2010.10.11 15:50

배성연 조회 수:1786

지난 주 신문을 뒤적이다가 한 인물탐방 기사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박노해 시인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기사를 옮겨 봅니다.

"1980년대 얼굴 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했던 박노해씨....

그의 이름은 셋입니다. 본명은 박기평은 '평화의 기틀을 잡으라'고 부모님이 지어 주신 것이랍니다.

시집 '노동의 새벽'의 필명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의 줄임말이죠. 형과 여동생이 신부,수녀에다

자신도 신부가 되길 원했던 그의 가톨릭 세례명은 '가스파르'입니다.

가스파르는 별을 따라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를 찾아 경배했던 동방박사 3인 중 한 명이지요.

먼 거리를 걸어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지켜보는 그런 의미랍니다.

 

그의 삶과 사고의 궤적은 박노해로 출발해 박기평을 지나 박 가스파르로 향해 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는 "실패한 사회주의 혁명의 오류를 정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후 이라크 반전 평화 운동을 거쳐 그는 이제 지구촌 곳곳의 오지의 소외된 사람을 찾아가 더불어

도와주고 그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가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인터뷰 말미 그의 인생 결론은 "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였습니다.

'고린도 전서 13장'  의 말씀을 삶의 해법으로 확신하게 된 이유를 공유해 봅니다."

 

이런 서두로 기사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치열했던 80년대를 살았던 당사자로 박노해 시인을  알고 있습니다.

그 당시 대학생들은 읽고 싶은 서적도, 부르고 싶은 노래도 제대로 부르지 못했고 숨어서 그것들을

공유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유와 민주를 위해 우리는 강의실대신 거리로 현장으로 달려 나가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시대가 아팠고 시대가 우리를 절망케 했지만 그 속에서 부단히 꿈틀거리는 생명의 씨앗을

발견하고 희망을 발견하곤 했었습니다. 그 중 하나였던 박노해 시인의 시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시퍼렇다못해 펄펄 살아 뛰는 시어들은 우리들의 가슴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을 함께 그려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어떤 종교도 우리의 구원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러던 그가 이제는 피와 혁명의세계에서 사랑이 충만한 평화활동가로 카메라를 들고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과 빈민촌을 찾아 다니며 전쟁에 찢기고 가난에 찌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한참을 기사를 보면서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 아니고서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없음을 그는 깨달은겁니다.

그렇게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가르쳐주신 사랑의 의미를 어렴풋이 이제는 알고 있는 저를 바라보며

감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말합니다.

"나는 '발바닥 사랑'만을 믿는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더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간다."

참 공감이 됩니다.

내가 백날 주님의 사랑을 생각하고 묵상하고 부르짖기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 발이, 내 몸이 사역에 현장에 있어야 하고  내 발이, 내 몸이 사랑으로 애씀과 수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

오늘 날씨가 참 회색빛이네요. 금방 비라도 쏟아질 것 같습니다.

아마 비가 쏟아지고 나면 거리는 깨끗해지고 더 빛날 것입니다.

지난 세월, 그 젊음의 열정으로 방황하던 아픔과 시행착오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은 이렇게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그리고 제 안에는 젊어서도 찾지 못한 진리를 품고 있기에

소망이 있고 행복합니다.

아마 박노해시인도 그러리라 생각됩니다........  

 

<참사람으로 사는 법 - 박노해>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 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뒤처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하는 거다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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