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비가 와요
2010.09.01 16:13
여보, 비가 와요 <신달자>
아침에 창을 열었다.
"여보, 비가 와요."
무심히 빗줄기를 보며 던졌던
가벼운 말들이 그립다.
오늘은 하늘이 너무 고와요.
혼잣말 같은 혼잣말이 아닌
그저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소한 일상용어들을 안아 볼을 대고 싶다.
너무 거칠었던 격분
너무 뜨거웠던 적의
우리들 가슴을 누르던 바위같은
무겁고 치열한 싸움은 녹아 사리지고
가슴을 울렁거리며
입이 근질근질 하고 싶은 말은
작고 하찮은
날씨 이야기, 식탁 위의 이야기
국이 싱거워요? 밥 더 줘요?
뭐 그런 이야기
발끝에서 타고 올라와
가슴 안에서 쾅 하고 울려오는
삶 속의 돌다리 같은 소중한 말
안고 비비고 입술 대고 싶은
시시하고 말도 아닌 그 말들에게
나보다 먼저 밥 한 숟가락 떠 먹이고 싶다.
댓글 4
-
박덕순
2010.09.01 16:19
-
김혜숙
2010.09.02 12:35
말안해도 눈에 훤~~하다 ㅎㅎ
때론 가슴에 품어던 말들을 내뱉을 필요가 있는거 같아
일부러라도 한번 용기내 해볼라치면
낯간지럽지만 기분이 좋아지더라~~ㅎㅎ
"사랑해 ~" "오늘은 더 보고싶네" 이런 손가락 오그라드는 말들
이젠 하면서 삽시다 !!
-
박덕순
2010.09.02 12:57
손가락 오그라드는 말들 ^^.....고맙다, 혜숙아....네가 좋아하는 비가 하루 죙일 올 거 같은 하늘이구나.
근데 김치 부침개 먹고싶어~~~~만두도.....
-
김혜숙
2010.09.03 22:16
오늘 무지하게 땀흘리며 운동하고 들어왔는데,,,,김치부침개라~~~만두라~~~~쩝!!!!
보이니???
턱밑으로 흐르고 있는 침~~~~^^
꼬로록~~~~
배두드리며 이밤에 살걱정않하고 맘껏먹는 날은 언제가 될런지~~~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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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었냐고, 뭐 하냐고.... 심심하게 던지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건지
얼마나 감사한 건지 생각나게 해줍니다.
여보! 밥 먹었어? 매운 거 먹지마, 탈 나잖아.
여기는 비가 와. 바람도 불고.... 당신 있는 곳도 비 와?
공공 게시판에 사적인 글 쓴다고 자매들이 욕할지 모르니까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