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특미(特米) 도전
2011.07.06 00:57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곡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
(마 3:12)
저는 우리 대학 직장선교회의 총무입니다.
2008년 4월 30일 첫 예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격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모여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그동안 회장님은 세 번 바뀌었지만 총무는 한 번도 바뀌질 않았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보자고
회장이 바뀔 때마다 총무 자리를 맡아주십사 부탁도 여러번 드렸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다들 손사레를 치며 저에게 장기집권을 하라고 종용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특별히 주님 일을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성가시고 귀찮은 일을 굳이 맡고 싶지 않아서 였을 겁니다.
7월 6일 수요일은 우리 선교회 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목사님께 연락드려 주제와 성경구절을 확인하고 또 그에 맞는 찬송가도 골라
부족하지만 주보도 만듭니다.
그리고 한번이라도 예배에 오셨던 분들까지 포함하여 약 40명의 동료들에게 메신저로 연락을 하고
또 아침에 문자로 예배 시간을 알려줍니다.
사실 이런 일이 번거로울 수 없습니다.
이렇게라도 주님께 내 시간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 기쁘고 감사합니다.
40명에게 연락을 드려도 요즈음엔 출석 회원이 6-8명을 넘지 못합니다.
가장 많이 예배에 출석하였을 때가 26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 옛날이여가 탄식처럼 흘러나옵니다.
국장님이 출석하신다고... 과장님이 자꾸 권하는데 안 갈 수도 없고...
매일 얼굴 보는 동료가 가자고 하니 안 볼 사이도 아니고...
교회 다니면서 선교회 예배는 못가겠다고 할 수도 없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예배에 출석을 하였던 그 때 그 사람들은
국장님과 과장님이 떠나시자 한 명 한 명 약속을 핑계로 일을 핑계로 사라지더니
이제 더 이상 제 연락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야속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들이 아주 이해안되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이 아닌 국장님과 과장님을 만나러 온 것이었는데
국장님과 과장님이 대학을 떠나셨으니 예배에 계속 나올 이유가 사라진 것이었지요.
예배 모임에 주님, 말씀을 찾으러 온 게 아니라 세상을 찾으러 그들은 왔던 겁니다.
그렇게 몇 번의 타작(!!)을 거쳐
신실하신 주님을 만나러 온 몇몇 만이 지금의 선교회에 고정 멤버로 남게 되었습니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계속 사용하다
지난달 저희는 지하에 위치하긴 했지만
적은 인원이 모이기엔 제법 아늑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모인 회원들의 찬양 소리, 기도인도자의 음성을 더 크게 들을 수 있고,
목사님의 말씀 속 단어 하나하나가 내 가슴으로 파고드는
그 공간이 주님이 예배해주신 곳임을 믿습니다.
이제 3년 여 총무를 하면서 확실하게 안 것은,
모임에 나오는 수가 많으냐 적으냐가 아니라
그 안에 정말 주님이 계신가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모임에 나오지 않은 이들을 쭉정이라고
또 모임에 나온다고 알곡이라고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기도하고 찬양하고 성경공부하고 봉사하고 직분맡고 양육하는 등등의
모든 일들에서
정말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하는 일들은 가치가 없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나를 turn back 하지 않는다면
교회에서 모임에서 리더가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강릉 BBB에 나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혹시 옆에 누군가가 종용했습니까.
순장님이 정말 멋져서 자매들이 정말 예뻐서 매주 보고 싶습니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왜 나는 이 곳에 있는가??!!
그 대답 안에는 주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씀에 갈급함이 있어 공부하기 위함이라고 답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 그 대답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마음을 주시도록 기도하면 됩니다.
지금의 나는 논에 뿌리를 잘 내리고
교회와 BBB에서 잘 양육받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경계하고 주의할 것은, 쭉정이 역시 알곡과 함께 벼에 열린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튼튼하게 성장하여 알곡이 될지는 혹은 쭉정이로 남을지는
주님과 마주하는 그 순간 타작할 때 판정이 날 것입니다.
이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쉬지 않고 감사함은
너희가 우리에게 들은 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에
사람의 말로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음이니
진실로 그러하다
이 말씀이 또한 너희 믿는 자 속에서 역사하느니라 (살전 2:13)
늘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하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주님 가운데 기뻐하고 감사하고 순종하며
주님 앞에 1등급 특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오늘 가져 봅니다.
강릉 BBB 여러분, 1등급 특미! 함께 도전합시다.
그리고 서두르지말고 천천히 서로 독려하며 이 레이스에서 반드시 승리합시다.
우리 인생은 항상 (주님 앞에) 직진입니다!
댓글 3
-
박상형
2011.07.06 08:05
-
박태진
2011.07.06 20:48
내용이 절절합니다.
자매님이 얼마나 3년동안 힘들었는지
총무를 그만두고 싶고, 그냥 수요모임때 가볍게 성경책 옆에 끼고, 편안히 가고싶은 마음
회원들이 점점 줄어들때의 씁쓸한 기분, 회원들이 국장님 과장님을 위해 참석한 예배 였다는 배신감
그러나 절망 대신 희망, 아쉬움 대신 기대로 다시 가야죠
저도 직장에서 70여명 회원를 관리하는 총무인데 1년에 딱 3번 모이는데,
많아야 10명 정도 그것도 메일과 핸폰 메시지를 여러번 날려야 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총무자리는 떠 넘겨야 하는데 후배 누군가가 넙쭉 가져가지 않네요
그래도 회원들은 저보고 수고한다고 말은 잘해요?.....
그래서 그냥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뭐 그냥 쓰다보니깐 여기 까지 왔네요
어제 모임도 못가고 미안한 마음......
-
이미정*
2011.07.06 22:46
감동입니당 ♡
우리선교회 고정멤버로 꼭 남을거예요~
오늘 기도처럼 두세사람이 내이름으로 모인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말씀하신 임마누엘의 하나님♥
항상 저희와 함께 하실 줄 믿습니다.
다음 큐티도 기대하겠어요.
아 글고 위에 박태진 형제님 반가워요^^
다음 모임엔 제가 출장이라 못갈거 같지만 꼭 나오셔서 함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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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