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천가지 써가며 하나님의 은총 경험"

 

상처 입은 영혼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영혼에 상처가 생기면 그 찢겨진 틈새로 기쁨이 빠져나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주 어린시절 여동생의 죽음을, 20대엔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아픔을 경험했다. 이 일로 그녀의 영혼에는 검은 구멍이 뚫렸고, 모든 삶의 기쁨은 그곳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녀의 영혼을 치유하길 원하셨다. 친구의 권유로 2004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내가 사랑하는 것 1000가지’를 하나씩 써가면서 하나님의 은총을 셀 수 없이 많이 경험했다. 그 이야기를 담은 것이 바로 앤 보스캠프의 ‘천개의 선물’이다.

강렬하고 시적이며 가슴 아픈 이 책의 키워드는 ‘감사’이다. 교조적인 언어가 아닌 아름다운 내레이터로 고통스럽고 때로는 가슴 저미는 순간들을 두려움 없이 있는 그대로 들려준다. 또 감사를 할 수 있으면 상처는 치유되고 기쁨은 충만해진다는 진리를 깨닫게 한다.

저자는 다른 이들에게 하기 힘든 삶의 고통과 아픔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전한다. 그런 중에도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왜 나만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가”에 대해 매몰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을지라도”라며 신이 우리에게 허락한 삶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선물들을 찾아내면 생각지 못했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의 마음이 감사로 따뜻해지면 버거운 삶이 은총의 들판으로 바뀐다고 한다. “우리 영혼의 찢긴 자리, 우리의 시야에 점점이 난 구멍들이 사실은 혼돈의 세상 저편 가슴 시린 아름다움을, 그분을, 우리가 영원히 열망하는 하나님을 볼 수 있는 가느다란 틈인지도 모른다.”

또 저자는 ‘내가 사랑하는 것 1000가지’를 적기 시작하면서 삶의 충만함을 얻었다고 말한다. “주변의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정교함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거미줄과 꽃밭 너머 지저귀는 새들, 별들의 움직임과 창턱 위 눈송이 등 우리가 사는 지구의 부인할 수 없는 질서와 아름다움을 보기 시작했다. 이 아름다움은 유일한 디자이너이자 창조주가 전해주는 것이었다.”

책은 하나님께서 날마다 내려주시는 축복에 눈뜨게 한다. 이미 존재하는 삶을 감사히 받아들이면 늘 바라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고 전한다. 작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 이것이 바로 엄청난 기적의 싹을 내는 씨앗이란 것이다.

“세상은 너무 빨리 돌아가 흐릿한 형체만 볼 수 있지만 우리는 천천히 갈 수 있다. 매순간 깨어 있을 수 있으며 귀 기울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잘사는 방법이다. 매 순간을 깨어있는 것이야 말로 놀라운 은총, 바로 ‘선물’이란 것이다.”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키우며 글을 쓰는 저자의 사색을 따라 가다보면 영혼을 변화시키는 감사의 리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아울러 감사에 눈 뜨는 방법, 죽음이 두렵지 않게 사는 방법, 하나님의 존재에 함께 참여하는 방법을 발견한고 이를 통해 깊고 지속적인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감사를 말할 때 구름이 걷힌다.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천 가지 이상의 방법을 무한히 세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저절로 동쪽 하늘을 향해 겸손하게 손을 펴게 된다. 떨릴지라도, 의아할지라도, 세상이 추할지라도 그것은 아름답다.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믿고 매 순간을 은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