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아진 복음
2014.08.21 08:23
하찮아진 복음(막15:16~23)
로마의 잔인함과 십자가의 치욕이
복음의 은총보다 훨씬 더 뚜렷하게 보이고
강하게 보입니다.
환난이 무서우며 치욕은 두렵습니다.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십자가 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뱉는 잡담은
(내려와도 믿지 않을 거면서...
남 구원한 것을 알았다면 그 때라도 믿었어야지)
복음을 하찮은 존재로 전락 시킵니다.
내가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복음의 위력이
이런 것이었다니...
삼년간 예수가 보여준 독특함과 훌륭함은
위협적 존재인 로마 십자가 아래에서 모두 사라져버립니다.
예수에 대한 모든 미련을 버리라고 외치면서 말입니다.
만사가 형통하고 하늘에서 복이 굴러떨어질 때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수북히 쌓인 골치거리와 대면하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사회적 가치관 앞에
현실이 고난이라는 증거를 들이대게 되면
내 안의 하찮은 복음은 장렬히 굴복하게 됩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이 십자가를 회피하는 듯한
기도를 하신 이유는 지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과 똑 같이 십자가를 져야 하는
남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며
그들도 또한 십자가를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세상의 모든 소식은 십자가를 주목하지 못하게 하고
하나님의 주권은 더 이상 자신이 지은 세상에서
보여지지 않는 이 때에
예수를 따른다고 나서는 나에게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물으십니다.
너에게 나는 어떤 존재니? 라고 말입니다.
십자가는 솔직히 두렵고 떨리지만
복음이 나에게로 와서 하찮아 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2014.08.21.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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