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1 09:34
어느새 세월이 이렇게 흘러갔을까?
아직 쌀쌀한 봄날 아동복 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여자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셨다.
"우리 딸이에요 .예쁜 티셔츠 하나 주세요."
나는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아무거나 괜찮아요. 엄마가 골라주시면 다 좋아요." 하는 것이었다.
옷을 고르면서 하는 두 모녀의 대화에서 정이 넘치었다.
두 모녀는 만원짜리 티셔츠를 사가지고 나갔다.
그런데 얼마 뒤 아이가 그 옷을 들고와서
"저 죄송한데요, 이거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될까요?"
"왜 엄마가 사주신 건데 무르려고 하니? 엄마한테 혼나면 어쩌려구?"
나는 약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말했다.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하는 말이
"사실은 엄마가 시장 좌판에서 야채장사를 하셔요.
하루 종일 벌어도 하루에 만원을 못 버실 때도 있어요.
엄마한테 미안해서 이 옷을 못 입겠어요."
순간 내 코끝이 찡해왔다. 불쾌한 마음을 가졌던 내가 부끄러웠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 큰 사랑을 가지고 온 아이가 예뻐서
"그래 예쁜 생각을 하는구나. 이 돈은 다시 엄마를 갖다 드리고
이 옷은 이 아줌마가 네 그 고운 마음씨가 예뻐서 네게 선물로 주는 거야."
하면서 작은 청바지와 함께 예쁘게 싸서 아이에게 들려주면서
"그래 마음씨가 예쁘니 공부도 잘하겠지만 공부 열심히 잘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날은 봄을 가지고 온 예쁜 마음의 아이 때문인지 하루 종일 손님도 많이 오셨고
내 기분도 상쾌한 봄날씨 그대로였다.
다음 날 아주머니가 봄나물을 한 봉지 가지고 오셔서 "얘가 무얼 사주면 늘 그런다오."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다.
"착한 딸을 두셔서 좋으시겠어요.아주머니가 부러워요."
"예, 고생하는 보람이 있다오. 이 집도 복 받으시라고 기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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